1. 헐리우드 태동의 시기 1920년대
영화 바빌론은 1920년대의 헐리우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픽션 영화입니다. 1차 세계 대전 이 후 경제적 불황을 겪다 회복이 일어나는 시점인 1920년대에는 문화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이 발전하는 시기였습니다. 영화 산업도 이 시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영화 제작사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 제한된 예산으로 인하여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작품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결여된 안전의식, 무리한 일정 조율로 인한 사고가 빈번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를 통하여 조직적인 노동조합의 결성이 만들어졌고 점점 개선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또한 쾌락만을 찾는 헐리우드 유명인사들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시대적인 갈등과 엮어서 풀어내었습니다. 영화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라는 점을 생각하며 헐리우드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생각하면서 보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2. 바빌론의 줄거리
영화는 크게 3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무성영화 시스템에서 인기가 최고 였던 잭 콘래드(브래드 피트), 가난하지만 큰 꿈을 가지고 헐리우드에 도전하는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 멕시코 이주자로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하는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셋은 영화라는 공통 분모 안에서 헐리우드를 표현하고 이들이 그려내기까지 합니다. 셋이 처음 만난 공간은 쾌락 파티가 이루어지는 어느 대저택입니다. 이 저택은 헐리우드의 쾌락주의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고자 선정성이 높은 장면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 저택에서 넬리 라로이는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어 다음날 작품을 찍게 됩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매니는 넬리에게 반하게 되고 항상 넬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유명인사 답게 모두의 주목을 받은 잭은 술에 만취되어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과정에서 매니가 그를 에스코트하게 됩니다. 이후 잭은 매니를 마음에 들어해 매니저로 고용하고 영화 촬영 현장에 그를 데려가 같이 일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급하게 새로운 카메라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은 매니는 기지를 발휘해 성공적으로 해가 지기 전에 카메라를 가져와 앞으로 영화 산업에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됩니다. 같은 현장, 다른 영화를 촬영하던 넬리도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스타덤에 오르게 되며 라이징 스타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미 인기 절정이였던 잭 콘래드는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영화 산업이 발전하게 될 때 이를 잘 따라가지 못하여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스타가 되었던 넬리 또한 유성 영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약, 도박에 빠져 망가진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넬리를 사랑한 매니는 그녀가 진 빚을 위조 지폐로 갚으려다 들통 나서 마피아들에게 쫓기게 되고 이들은 멕시코로 건너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계획마저도 실패하고 넬리와 매니는 헤어지게 되며 매니만 LA를 떠나게 됩니다. 이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헐리우드를 찾은 매니는 영화관에 들어가 영화를 보게 됩니다. 이때 과거부터 우리 오늘날의 영화들이 짧은 파노라마처럼 나오게 되고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3.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지막 부분의 파노라마 장면입니다. 아이코닉한 영화의 한 장면들이 매쉬업 되는 그 부분에서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희열을 느꼈을 것입니다. 헐리우드의 역사를 순식간에 확인 할 수 있는, 관객 또한 영화안의 관객들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몰입감 있는 연출이었습니다. 영화가 던지는 어둡고 추악한 헐리우드의 모습들도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지금의 화려한 헐리우드가 있기까지, 혹은 지금까지 음지에 가려진 어두운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연출을 잘하는 데미언 샤젤 감독은 이런 추악한 모습들을 강조하기 위하여 노골적인 더러운 연출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이 바빌론이란 작품은 감독이 초안부터 촬영까지 15년의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사랑하고 곳곳에 사랑하는 영화의 흔적을 찾아내기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